의견 수렴후 60시간 부적절하면 尹도 고집 안해
주 60시간 이상 근무 무리…충분히 숙의하겠다
공짜 노동도 단속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는 과로사를 줄이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법 개정안과 관련해 거센 비판의 여론이 일고 있다. 

'근로시간 개편안'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최대 주 69시간 근로'라는 제도는 존재하지 않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한 언급 역시 가이드라인이 아닌 정책 보완 과정에 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주 60시간은 무리라고 말한 건 그렇게 일하는 자체가 힘들지 않겠냐는 개인적 생각에서 말씀하신 것이지 논의의 가이드라인을 주시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말씀을 유츄해보면 의견 수렴을 해보면 60시간이 아니고 그 이상 나올 수도 있고, (상한)이 적절치 않다면 대통령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하며, 장시간 근로에 대한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여러 방면에서 의견을 듣고 여론조사 등을 통해 정확히 개편안에 반영하라는 뜻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동 약자를 위해 입법을 시도한건데 이게 정치권으로 가면서 노동 약자의 노동권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둔갑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이법 예고 기간에 바로 잡는 노력을 하는 것이며, 국회에 가서도 여러 논의가 있을 거고 무엇보다 근로자 의견 수렴하는 절차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봤을 때 MZ 노동자, 노동 약자, 기업들의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수렴하고 필요하다면 여론 조사까지 실시해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최대한 업종, 사업장 별로 탄력적으로 월, 반기, 분기 등의 기준으로 계산해 운영하지는 것이다. 유연화의 전제는 정상근로 주 40시간이 기본이며, 총 노동시간을 늘리지 않는다는 것으로 분기나 반기별로 보면 근로시간 총량은 10% 줄어들게 설계해놨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짜 노동을 만드는 포괄임금제에 대해서도 "문제는 자기 근무시간이 사업장에서 확실하게 체크가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알아야 그게 공짜 노동인지 인식이 된다. 그 부분은 저희도 반성한다. 이제 근로자가 체크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단속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휴가 문제도 사용자 단체를 만나 노사문화를 바꾸고 근로자가 자기 권익을 찾아갈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입장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대통령실의 일관된 메시지는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해 설계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라앉을 줄 모르는 여론에 윤 대통령은 오늘(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주당 근로 시간의 상한을 정해 놓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노동 약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어렵다. 근로시간 노사 합의 구간을 주 단위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자유롭게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노사 양측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노동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직접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취지를 직접 설명한 건 이와 관련한 정책 혼선이 있다는 논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일 고용노동부는 전문가 논의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을 토대로 근로시간제 개편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일각에서 최대 주 69시간 근로가 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법안과 관련한 국민 소통 노력이 부족했다며 '보완'을 지시했다. 

주 69시간제 근로시간 개편에 강제징용 제 3자 배상안 등의 영향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주 연속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0일에 나오기도 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전주보다 2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 평가는 지난 조사보다 1.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2월 2주 이후 5주 만에 부정 평가가 60%를 넣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원하는 주당 근무시간은 몇 시간일까?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원하는 주당 근무시간은 37시간이며, 실제 일하는 시간은 주당 41시간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원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자가 실제로 근무하는 시간은 41시간으로 희망 근로 시간보다 4시간 정도 초과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현재 주 52시간 넘게 일하는 근로자들의 희망 근로 시간은 평균 44.17시간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대가 낮을수록 희망 근로 시간이 짧은 것으로 조사 됐으며 연차 휴가의 경우 부여된 만큼 다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취업자의 1/3 이상이 일과 가족, 개인 생활 사이에 갈등을 경험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휴게시간 역시 식사 시간을 포함해 평균 64.45분으로 응답자의 40.1%가 부족하다 응답했다. 이에 변수정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등은 "적절한 휴식 시간은 근로자의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인 만큼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 삶의 방식이 다양해짐에 따라 개인과 가족이 매우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으므로 획일화된 제도는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https://www.nanamco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