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업주 상황에 따른 선택지 추가
배달비 직선거리 기준으로 책정
사실상 배달료 올리기 꼼수?

출처 배달의민족 배민외식업광장

 

배달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거리별 배달팁'을 도입했다. 거리별 배달팁은 배달 거리에 따라 배달비를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배달료 인상을 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1일 배민외식업광장에 따르면 거리별 배달팁은 기존 행정동에서 거리별 기준으로 바뀌는 추가 배달팁이다. 주문 주소지와 가게 실주소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책정되며 일반 배달을 사용하는 업주가 적용 대상으로 알려졌다. 또한 각 업체에서 100m당 100원에서 300원으로 설정하거나, 500m당 최대 1,500원까지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기존에 배달팁을 받는 가게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업주가 거리별 배달팁을 설정할 시에 거리에 따라 가게와 가깝다면 해당 배달팁을 내지 않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추가 배달팁을 받지 않는 가게 역시 거리별 배달팁을 설정해 가게와 거리가 먼 주소지로 배달을 받을 때 추가 배달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배달의민족

 

차가운 소비자 반응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배달비를 올려 받기 위한 꼼수라고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가게 주소와 소비자 주소가 같은 행정동에 속하더라도 거리가 먼 경우에는 이전보다 배달팁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행정동의 아파트 혹은 같은 아파트 일지라도 직선거리가 멀다면 배탈팁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우리 아파트는 1,600세대가 넘는다. 초입에 있는 아파트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단지도 분류되고 거리상으로도 300m 차이가 난다. 같은 아파트인데도 불구학 안쪽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배달비를 왜 더 줘야하는 건지. 앞으로 배달을 더 안 시킬 것 같다.", "이번 개편은 배민이 배달비를 올려 받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이 든다.", "배달원 입장에서도 이제 거리를 보고 가까우면 잡지 않을 것 같다."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대체로 한영하는 반응을 보인다. 거리에 따라 배달비를 덜 받거나 더 받는 게 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자영업자는 "배달료 부과 기준은 당연히 거리여야 한다. 멀수록 더 받는 기준이라기 보다는 매장이 가까워도 많이 내는 불합리한 경우를 줄이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배달비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은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또한, 배달대행사에 거리 할증 추가금을 내고 있는데 직선거리와 실제거리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에는 오히려 업장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거센 반발에 당황한 배민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비판에 배민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거리별 배달팁은 배민이 수취하거나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업주가 본인 매장 상황에 맞게 설정해 수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민의 한 관계자는 "먼 거리로 배달할 경우 업주가 본인 매장 상황에 맞게 추가 배달팁을 앱에 안내할 수 있는데, 그 추가 배달팁 안내 기준 중 하나로 거리 기준을 추가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행정동 기준으로 돼 있고, 실제 거리별 배달팁을 상세하게 설정할 수 없어서 가게 소개 문구나 별도 고객 안내를 통해 거리별 배달팁을 설명해야 할 때도 있었다. 이젠 거리에 따라서 고객에게 보다 정확하게 배달팁을 안내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배민은 배달팁의 경우 통상적으로 거리를 기반으로 한 요금구조로, 일반 배달에서는 그동안 '동'을 기준으로 배달팁을 설정하고 안내했으며, 이러한 불일치에서 나오는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달 음식 공구하는 한 오픈채팅방
배달 음식 공구하는 한 오픈채팅방

 

배달비 인상, 소비자 떠나갈까?

배민의 정책에 소비자들은 배달비 인상으로 받아들이고 배달비 인상은 배달앱 사용량 감소에 따른 주문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특수를 맞이했던 배달앱 시장은 성장판이 닫히고 있는 실정이다. 배달앱 이용자는 지난해 6월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배달음식 공동 구매(이하 공구)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서울 구로구 한 청년 임대주택 입주자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oo치킨 시키려는데 한꺼번에 같이 주문하겠다.'고 글을 올리면 먹고 싶은 사람이 이를 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다.

뿐만아니라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도 게시판을 통해 배달비 절약을 위해 한 번에 배달을 시켜 나누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해당 게시글이 늘자 당근마켓은 아예 서울, 경기 일부 지역에 '같이사요' 서비스를 선보였고, 단계적으로 지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 되면서 다시 외출과 외식이 늘며 배달음식의 수요는 줄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배민을 비롯한 배달앱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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